식비, 체력, 시간… 모두를 고려한 현실적인 실험의 시작
자취생에게 있어 매일 세 끼를 모두 챙겨 먹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일단 요리를 위해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와 설거지까지 감당해야 하는 시간과 체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식재료 구입에 따른 비용까지 고려하면, 자취 1인 가구의 일상은 늘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혼자 사는 직장인의 경우, 아침과 점심은 외부에서 해결하고 퇴근 후 한 끼만 집에서 먹는 경우가 많다. 필자 역시 매일 반복되는 식사 준비와 과도한 식비 지출에 부담을 느끼던 중, ‘매일 한 끼만 제대로 해먹는다면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품게 되었다.
그렇게 2025년 6월 한 달간, 하루 한 끼만 해먹는 루틴을 실천하며 식비, 시간, 건강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기록하기로 했다.
이 글은 단순한 다이어트 기록이나 식단 실험이 아니라, 현실적인 자취인의 시선에서 삶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생활 실험이다.
실험을 시작하기에 앞서 우선 자신의 생활 패턴과 식습관을 면밀히 분석했다.
하루 중 언제가 가장 에너지가 필요한 시간인지, 어떤 식재료를 자주 소비하는지, 외식과 배달은 어떤 빈도로 이루어지는지를 기록했다.
이런 사전 분석을 통해 ‘하루 한 끼’라는 루틴이 단순히 식비 절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흐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기초 작업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조리 시간을 최소화하면서도 영양소를 균형 있게 챙길 수 있는 메뉴 구성에 집중했고, 한 번 조리해 두 끼 이상 활용할 수 있는 식단을 중심으로 계획을 세웠다.
본격적인 실험에 앞서 필요한 조리도구와 용기, 냉장·냉동 보관 방식까지 준비함으로써, 부담은 줄이고 지속 가능성은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하루 한 끼, 그 이상의 준비가 필요했다
처음 한 주는 생각보다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하루 한 끼만 직접 요리해 먹으려면 그 한 끼가 단순히 ‘맛’만 좋아서는 안 된다.
포만감과 영양소를 모두 고려해야 하며, 남은 두 끼는 외부 음식이나 간편식으로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사내 식당이나 도시락으로 해결한 뒤, 저녁을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방식으로 루틴을 정했다.
첫 주는 식단을 짜는 데만도 시간이 걸렸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장보기도 최소화했다.
감자, 당근, 두부, 계란, 시금치 등 기본 식재료만으로 일주일 식단을 짰고, 그날그날 조리 시간을 30분 이내로 제한했다.
대표적인 메뉴는 감자조림+계란후라이+된장국, 두부부침+시금치나물+밥과 김 등이었다.
한 끼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식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고, 매일 요리하는 번거로움은 줄었지만 식사에 대한 만족도는 오히려 올라가는 경험을 했다.
무엇보다도 냉장고에 남는 식재료가 줄어든 점이 인상적이었다.
체력과 지출의 균형을 잡기 시작하다
2주차부터는 루틴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매일 저녁 한 끼만 조리한다는 원칙이 명확해지자 장보기 동선도 짧아지고, 필요한 재료만 구입하는 습관도 형성되었다.
주간 식재료 구입 금액은 평균 17,000~22,000원 사이로 유지됐고, 특히 유통기한이 짧은 식재료를 소분하여 냉동하거나 2회 분량으로 나눠 쓰는 방식을 적극 활용했다.
3주차에는 밀프렙 방식을 간단히 도입해 3일 분량의 반찬을 미리 만들어두기도 했다.
예를 들어 간장계란조림, 브로콜리 데침, 어묵볶음 등은 미리 조리해두고 전자레인지로 간단히 데워 먹는 식이다.
이 시점에서는 식비 외에도 예상하지 못한 부가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퇴근 후 집에서 요리를 하며 하루를 정리하는 루틴이 형성됐고, 하루 한 끼지만 직접 해먹는 식사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었다.
몸무게는 2kg 정도 줄었고, 소화 불량이나 속 더부룩함이 사라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했다.
무엇보다도 저녁 식사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명확하게 통제되니, 하루 전체 리듬이 일정해졌다.
식비 절감과 건강, 둘 다 잡은 마무리
마지막 주에는 하루 한 끼 해먹는 루틴이 완전히 익숙해졌다.
장보기는 주 1회, 조리는 하루 30분 이내, 설거지도 최소화된 구조로 진행되었다.
이 시점에는 기존보다 식비가 약 35~40% 줄었고, 한 달 전체 식비는 외식과 마트 구매를 포함해 약 18만 원 선으로 마무리되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변화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많은 자취생이 느끼듯, 하루 세 끼 모두를 집에서 해결하려고 하면 재료 낭비와 조리 스트레스가 커지고 결국에는 배달로 전환되기 쉽다.
하지만 하루 한 끼만 스스로 요리하겠다고 정해두니 식단이 단순해지고, 식비도 예측 가능해졌다.
이 마지막 주에는 기존 식재료를 활용한 ‘냉장고 털기’ 메뉴를 중심으로 남은 재료를 소진하며 낭비 없는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이 한 달의 실험은 자취생으로서 ‘식비를 줄이면서도 건강과 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리 루틴’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경험이었다.
하루 한 끼 직접 요리는 자취인의 현실적 생존 전략
많은 자취인들이 요리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과 체력, 그리고 귀찮음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 한 끼만이라도 스스로 조리해 먹는 루틴을 만들면 식비는 통제되고 건강은 개선되며, 식생활에 대한 자율성도 생긴다.
이 한 달간의 실험은 단순한 절약 차원이 아니라 ‘하루의 중심을 내가 설계하는 경험’이기도 했다.
꼭 세 끼를 다 먹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내 생활 패턴과 체력, 예산에 맞춘 현실적인 식사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한 끼만 해먹는 것은 궁핍한 절약이 아니라, 불필요한 지출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나를 돌보는 방법이었다.
앞으로도 이 루틴을 유지하되, 때로는 주말에 한 끼 더 해먹는 식으로 유연하게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자취를 하며 매끼니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루 한 끼 직접 요리하기는 분명히 실행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1인 가구 알뜰 생활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냉장고 재고제로 도전기: 월 30만 원 챌린지 (1) | 2025.07.13 |
---|---|
전기밥솥 하나로 만드는 일주일 식단 루틴 (2) | 2025.07.13 |
마트 대신 시장! 재래시장에서 한 달 장보기 루틴 (0) | 2025.07.13 |
1인 가구 생존 요리: 자급자족 식재료 베스트 10 (5) | 2025.07.12 |
월 30만 원으로 살아보기: 실제 4주 식비 기록 공개 (1) | 2025.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