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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알뜰 생활팁

마트 대신 시장! 재래시장에서 한 달 장보기 루틴

마트보다 시장이 좋은 이유

편리하고 깔끔한 환경을 갖춘 대형마트는 많은 이들의 장보기 장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일주일 단위, 혹은 한 달 단위로 식생활을 계획하는 사람에게는 전통시장이 훨씬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재래시장은 물가 흐름에 따라 가격 변동이 자연스럽고, 계절 식재료가 풍성하게 쌓여 있는 공간이다.
직접 생산한 농민들이 바로 물건을 가져와 판매하기 때문에 유통 과정이 짧고, 그만큼 신선도도 높다.
마트에서 똑같은 야채 한 단을 살 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양을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한 시장은 ‘사람 냄새’가 나는 공간이다.
정형화된 진열대 대신, 흥정도 가능하고 덤도 주는 이곳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라 ‘생활을 나누는 곳’이다.
물건의 상태에 대해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사용법이나 요리 팁까지 얻는 일도 흔하다.
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성, 사람 사이의 온기, 그리고 진짜 제철 식재료를 찾고 싶다면 시장만 한 곳이 없다.

마트 대신 시장! 재래시장에서 한 달 장보기

특히 시장은 식재료를 고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는 살아있는 교실이 되기도 한다.
모양은 조금 울퉁불퉁해도 맛은 뛰어난 토마토, 겉은 투박하지만 속이 꽉 찬 무처럼, 시장은 자연 그대로의 식재료를 접하게 해준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식생활을 주도하는 생활인이 되어간다.
어떤 재료가 제철인지, 요즘 뭐가 맛있는지를 상인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 식탁의 방향도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가공식품이나 포장 상품 위주로 채워지는 마트 장보기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입으로 맛보며, 오감으로 장을 본다.
그만큼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고, 계획적인 장보기가 가능해진다.
게다가 여러 가게를 돌며 가격과 품질을 비교하는 습관은 알뜰한 소비자로서의 감각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시장 장보기는 단순히 ‘식재료 구매’에 그치지 않고, 식생활 전반을 돌아보게 만드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시장 초보를 위한 한 달 장보기 전략

처음 재래시장에 가면 무엇을 어떻게 사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루틴만 정해두면, 시장 장보기도 충분히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한 달 식단의 큰 틀’을 미리 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쌀·잡곡·김치·건어물 같은 장기보관 식재료는 한 달에 한 번만 대량 구매하면 된다.
이런 기본 식자재는 월초에 한꺼번에 장을 보고, 이후에는 채소·고기·과일 등 신선식품만 주간 단위로 보충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시장에서는 여러 집을 돌아다니며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 보는 게 핵심이다.
무조건 싼 가격에 혹하지 말고, 판매자와의 대화도 중요한 정보가 된다.
“이거 국 끓이기 좋아요?”, “며칠쯤 가요?”, “조금만 주세요.”
이런 말을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분위기야말로 시장만의 매력이다.

시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가 가장 활기차고 신선한 시간대다.
너무 이른 아침은 준비 중인 가게가 많고, 너무 늦은 시간은 재고만 남는 경우가 있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하면 원하는 품목을 가장 좋은 상태에서 고를 수 있다.

장보기를 마친 뒤에는 구입한 식재료를 보관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시장에서는 포장이 간소하거나 생물 상태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바로 손질해 소분하거나 냉동·냉장 보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특히 고기나 생선은 1~2회분씩 나눠 보관하면 훨씬 오래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장을 본 뒤에는 식재료 중심으로 주간 식단을 간단히 정리해두면 계획 없는 외식이나 중복 구매를 줄일 수 있다.
이런 루틴이 반복되면, 점점 내게 맞는 장보기 스타일이 잡히고, 식생활도 더욱 탄탄해진다.

 
 

품목별 추천 장보기 루틴

월 1회 구매 품목:
쌀, 잡곡, 김치, 간장·된장 등 양념류, 건어물, 냉동 해산물, 감자·고구마 같은 저장 가능한 뿌리채소.
이 품목들은 한 번 장을 보면 한 달 내내 안정적으로 쓸 수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잡곡을 원하는 비율로 섞어 살 수 있어, 건강식단 관리에 유리하다.
김치는 포기김치, 총각김치, 열무김치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고, 양도 넉넉하게 덤을 받기 좋다.

주 1회 구매 품목:
제철 채소, 생선, 고기, 두부, 콩나물, 과일 등은 매주 보충해주는 것이 신선도 유지에 좋다.
채소는 ‘세 가지 컬러’를 기준으로 고르면 식단 구성이 쉽다.
예를 들어 녹색(상추, 시금치), 주황색(당근, 단호박), 흰색(무, 양파)을 매주 한 가지씩 골라 다양한 영양소를 확보한다.

과일은 시장이 진짜 강세다.
마트에서는 소포장으로 비싼 값에 파는 제철 과일을, 시장에서는 박스째로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조금 못생겼지만 맛은 좋은’ 과일을 고르면 더욱 실속 있다.
또, 생선은 시장 수산물 코너를 이용하면 살아있는 것처럼 싱싱한 손질 생선을 구할 수 있다.

수시로 사는 품목:
떡, 반찬, 부침개, 삶은 나물 같은 간편식은 시장에서 그날그날 조리된 걸 바로 사기 좋다.
냉장 보관이 어려운 날씨에는 하루치 반찬을 사서 그날 먹고 비우는 게 오히려 효율적이다.
시장 반찬 가게에서는 시식도 가능해 실패 확률이 낮다.

 

시장이 주는 경제적, 정서적 만족감

재래시장은 단지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곳은 ‘살아 있는 공동체’이자, ‘일상의 연결점’이 되는 공간이다.
장을 보며 자연스럽게 계절의 흐름을 느끼고, 이웃과 짧은 대화를 나누고, 먹거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곳.
매번 똑같은 마트 진열대보다, 날마다 달라지는 시장 풍경 속에서 우리는 진짜 ‘삶의 움직임’을 마주하게 된다.

게다가 시장은 ‘가성비’뿐만 아니라 ‘가심비’까지 잡을 수 있는 공간이다.
예를 들어 만 원이면 마트에서는 바구니 바닥도 안 채워지지만, 시장에서는 채소 세 가지, 과일 한 봉지, 부침개까지 충분히 가능하다.
시장 상인들과 눈을 맞추며 주고받는 정, 덤으로 얻는 기쁨, 내가 고른 재료로 만든 밥상이 주는 만족감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1인 가구, 맞벌이 가구, 고령자 가구 모두에게 시장은 아직도 유효한 선택지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마트보다 더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소비가 가능한 공간이 바로 재래시장이다.
한 달 식생활을 스스로 계획하고, 그에 맞춰 시장을 활용하는 루틴은 삶을 훨씬 풍요롭고 능동적으로 만들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에서 장을 본 날의 저녁 밥상은 유독 더 맛있고 따뜻하다.